By Simon Johnson, Liam Twomey and Jack Lang

2015년 1월 17일 스완지에게 5-0으로 이겼던 날, 11명의 첼시 선수들 중 5명이 브라질 국가대표 선수였다. 현재로서는, 다음 시즌의 첼시에는 단 한 명의 브라질 국가대표 선수도 없을 듯 하다.

이번 주 브라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직접 언급했듯이, 윌리안이 올해 첼시를 떠난다는 사실은 헌신적인 선수 한 명이 떠나감을 의미할 뿐 아니라, 구단 역사에서의 한 시대의 종말을 뜻하기도 한다.

알렉스가 2007년 데뷔전을 치른 이래, 첼시 스쿼드에는 브라질 국가대표 선수가 한 명씩은 꼭 있었다. 그러나 이제, 첼시와 브라질 스타들과의 인연은 끝나갈 위기에 처해있다. 물론 아직 팀에는 조르지뉴와 (그는 15세 때 이탈리아로 떠났다.) 에메르송 팔미에리 (그 또한 20세 때 이탈리아로 떠났다.) 가 있긴 하지만, 이들은 자신이 직접 이탈리아 국가대표가 되기로 결정했기에, 자신들의 출생지인 브라질과의 연결성은 약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눈여겨 볼 만 한 반전이다.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핵심 참모들 중 한 명인 피엣 데 비서가 꽤나 힘 있는 브라질 에이전트 지울리아노 베르톨루치와 만났던 순간부터, 스탬포드 브릿지는 삼바 음악에 맞춰 춤을 추었다. 2004년, 이 두 사람은 알렉스를 첼시로 이적시키는 협상을 체결했다. 당시 알렉스는 워크 퍼밋 문제로 인해, 데 비서가 스카우트로 근무하던 PSV 에인트호번으로 곧바로 임대를 떠났다.

베르톨루치는 알렉스의 에이전트였기에 이미 첼시와 접촉하고 있음이 분명했지만, 데 비서와의 끈끈한 유착 관계는 그를 구단의 핵심 세력으로 편입시켰다. 베르톨루치는 브라질의 재능 있는 선수들을 찾아내기로 유명했다. 이 덕분에 그는 아브라모비치의 또 다른 심복인 슈퍼 에이전트 피니 자하비와 가까운 사이인 키아 주라브키안과의 동업에 들어갔다. 이란 출신의 사업가 주라브키안은 Media Sports Investments를 설립했으며 브라질의 축구 팀 코린치안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던 인물이다.

이는 모두에게 절호의 기회로 작용했다. 첼시에게는 5번의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국가 출신 선수들에 대한 영입의 문이 열렸다. 베르톨루치와 주라브키안의 경우, 부유한 유럽 구단을 자신들의 고객으로 삼아 한 몫 챙길 수 있었다. 지난 10년 동안 첼시의 가장 중요한 선수들 중 일부였던 오스카, 하미레스, 다비드 루이스 그리고 윌리안 - 이들은 모두 베르톨루치와 주브라키안에 의해 첼시로 왔던 선수들이다.

물론 아브라모비치는 이 둘에게만 의존하려 들지 않았다. 비록 실패했지만, 자하비는 2010년 산투스에서 네이마르를 데려오려 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첼시에서 뛰었던 디에고 코스타는 조르제 멘데스의 작품이다.

그러나 첼시의 브라질리언 분대는 한 명, 한 명 팀을 떠나갔고, 지난 해에는 비록 본인이 부인하긴 했지만, 주브라키안과 첼시와의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첼시에서 브라질이 다시 한 번 입지를 다질 수 있을 지에는 큰 물음표가 붙는다. 첼시는 브라질의 어린 선수들 중에서 차세대 슈퍼스타를 찾아내기 위해 ￡20m 이 넘는 금액을 지출했고, 그 결과는 루카스 피아존, 나탕 알랑, 케네지 그리고 왈라스 등이었다. 앞의 세 명은 다양한 팀으로 임대 신세를 지고 있고, 첼시에서의 선발 출전은 세 명을 합쳐 15회에 불과하다. (케네지 13회, 피아존 2회, 나탕 알랑 0회) 왈라스의 경우 단 한 경기도 나오지 못하고 지난 해 피게이렌시로 떠났다.

1994년부터 BBC 등에서 남아메리카 축구에 대해 다루어왔던 기자인 팀 비커리는, 저 네 명의 선수의 실패가 구단의 접근 방식을 바꾸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첼시와 브라질 간의 관계가 끝나고, 이에 대한 이유를 찾는다면 그저 첼시와 잉글랜드가 배출하고 있는 선수들을 봐 보세요. 자국 선수들을 보유할 수 있으면, 브라질 선수들을 데려올 필요가 없습니다. 최근 브라질에서 데려온 영입생들은 썩 좋지 못했죠. 브라질에선 피아존에 대한 기대치가 어마어마했습니다. 지금 그는 어디 있나요? (그는 포르투갈의 히우 아브 FC에 임대되어 있다.) 브라질 국민들은 피아존이 월드 클래스로 성장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다른 예로는 케네지가 있죠."

"지금의 이적시장에서, 한 브라질 선수가 23살인데도 본토에 남아있다면, 유럽 구단들의 구미를 당기기엔 나이가 좀 있다고 간주됩니다. 구단들은 19, 20살의 선수를 원해요. 하지만 그 나이대의 선수를 영입한다는 것은 복권 긁기나 다름없습니다. 최근 한 프랑스 구단측 사람이 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브라질 축구계가 꽤나 형편없어졌다는 것입니다. 또한, 브라질의 어린 선수들이 재능있긴 하지만, 유럽에서도 그만큼이나 좋은 선수들이 배출되고 있다는군요. 아미 이것이 첼시와 브라질의 관계를 약화시키는 이유인 듯 합니다. 첼시 같은 구단들은 이제 자국 선수들을 기용하기로 한 거죠."

"저는 윌리안의 이적이 첼시에서의 브라질리언 시대의 종말을 고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 이상 둘 간의 관계는 예전같지 못할겁니다. 아무도 오지 않을 거에요."

첼시에서 7년을 보낸 윌리안은 구단이 5회의 주요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데 상당한 공헌을 했다. 그러나 재계약 협상에서 3년을 요구한 윌리안과 달리 구단은 계약 기간을 줄이고자 했고, 이제 그가 자유 계약으로 떠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첼시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브라질리언은 다비드 루이스로, 그는 6개의 트로피를 따냈다. 그러나 가장 인기있으며, 자국에 가장 큰 영향을 남긴 브라질리언이 누구냐 물으면, 하미레스가 가장 먼저 거론된다.

이반 놀라스코 주니어는 브라질에서 첼시가 인증한 유일한 공식 팬클럽인 'Barra Mansa 공식 팬클럽'의 총무를 맡고 있다. 그는 "여기 브라질의 첼시 팬들의 마음 속에 언제나 남아있을 한 명의 브라질리언을 고르자면, 하미레스입니다. 그는 2012년 챔피언스 리그에서 정말 중요한 선수였어요, 특히 바르셀로나를 상대로요. 하미레스는 우리가 그토록 오랫동안이나 바라왔던 트로피를 따내는 데 큰 공을 세웠습니다." 라고 말했다.

첼시의 브라질 웹사이트 편집자인 라파엘 프랑카는, "2014년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독일에게 당한 7-1의 비극적인 참패는 루이스의 명성을 크게 깎아먹었습니다. 저라면 핵심 선수로 두 명을 뽑겠어요. 꾸준함을 보여주는 윌리안, 중요한 순간에 빛나는 하미레스요." 라고 덧붙였다.

그 외의 몇몇 브라질 선수들은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예를 들어, 2016년 AC 밀란에서 임대되어 온 공격수 알레샨드리 파투는 단 2경기에 출전해 1골에 그쳤다.

이들 중 가장 큰 실망을 안겨준 이는 또한 가장 큰 기대를 받았던 이기도 했다. 바로 2002년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던 감독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다. 그는 2008년 여름 첼시의 지휘봉을 잡았으나, 다음해 2월 경질되었다. 하나 확실한 사실은, 첼시의 훈련장 분위기가 굉장히 신나고 좋았다는 것인데, 이는 특히 루이즈와 코스타를 필두로 한 브라질리언들의 존재 덕분이었다는 것이다. 코스타의 경우, 2014년 월드컵을 앞두고 스페인 국가대표로 떠났음에도 여전히 브라질에서는 저명한 선수다.

윌리안, 하미레스, 오스카는 가정적인 남자들로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들은 친한 친구 사이였으며 종종 함께 놀러다녔다. 그들은 심지어 풀럼의 크레이븐 코티지 근처 거리에서 함께 모여살기도 했다. 이는 익숙하지 않은 도시에서 그들의 아내와 여자친구들이 함께 어울리는 데 특히 도움이 되었다.

친목을 다지거나 짖궂은 장난을 치는 데 있어서는, 첼시에 약 6년간 몸담았던 루이즈가 우두머리였다. 테임즈 강이 내려다보이는, 푸트니에 위치한 아파트의 최고층에 있던 루이스의 집은 종종 그들의 아지트가 되었다. 그 곳에는 런던의 웅장한 경관이 한 눈에 보일 뿐 아니라, 비디오 게임, 핀볼 머신이나 당구대 같은 다양한 놀거리가 있었다.

이러한 친목질은 모두가 영어 실력을 늘리고, 타국의 음식을 즐기는 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구단의 인기 있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던 코스타는 영어를 배우는 데 조금도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루이스의 관계자라면 누구도 그의 집에서 환영받았다. 한 번은 루이스가 구단 훈련장 관리인들 중 한 명을 초대하기도 했는데, 우연히도 브라질 사람이었던 그는 크리스마스에도 초대받아 함께 즐겼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첼시에 있었던 루이스와 코스타는, 아마도 첼시가 영입했던 브라질 선수들 중 가장 캐릭터가 확실했던 선수들이겠지만, 이러한 무대를 만들어 준 이는 라이트 백 줄리아누 벨레티다.

브라질에서 벨레티는, 2006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 소속으로 결승골을 넣었다는 것으로 가장 유명하지만,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첼시에 몸담으며 첼시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한몫 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브라질 선수들을 보는 게 드문 일이었습니다. 첼시와 주제 무리뉴 감독이 제게 관심있음을 알게 되었을 때 저는 바르셀로나에 있었죠. 그 때 저는 프로로서나, 제 개인을 위해서나, 이것이 큰 기회임을 알아차렸습니다."

"놀라웠죠. 구단, 팬들, 그리고 도시... 정말 훌륭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때때로 우리는 단체로 놀러나가고, 누군가의 집에서 다함께 식사를 하기도 했죠. 가끔은 브라질 식당에 가기도 했습니다. 팀원들 사이에는 진정한 우정이 있었어요. 선수들은 언제나 브라질 문화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죠. 특히 음악과 축구에 대해서요. 브라질 선수들에 대해서 묻기도 했고, 실제로 젊은 브라질 선수들이 팀에 합류했죠."

"한 번은 제 생일을 맞아 저희 집에서 파티를 열기로 했습니다. 브라질식으로 점심 식사를 준비했죠. 바베큐, 콩 요리 등등 말이에요. 팀원들 중 거의 모두가 왔습니다. 근데 별로 안 먹더군요. 다음 해에는 스페인 음식을 준비했는데, 더 잘 먹는 겁니다! 디디에 드록바, 플로랑 말루다, 히카르두 카르발류 그리고 파울루 페레이라는 브라질 음악에 항상 엄청난 관심을 보였어요. 우리는 언제나 삼바 음악을 틀었죠. 모두가 브라질에 대해 리스펙하고 감탄함을 보는 것은 최고였습니다."

그렇다면 브라질 선수가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이, 브라질에서의 첼시의 인기도에 타격이 될까? 2018년 시행되었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첼시는 약 32만 명의 팬들을 보유하며 브라질에서 5번째로 인기있는 구단에 이름을 올렸다. 오직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파리 생제르망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만이 첼시보다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

잉글랜드에 기반을 둔 ESPN 브라질의 기자 주앙 카스텔루-브랑코는, 비록 윌리안의 부재가 영향이 있겠지만 (첼시의 인기도에) 그렇게 엄청난 타격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첼시가 브라질 팬들을 계속 지킬 수 있을까요? 당연하죠. 보시다시피 아스날 - 무패우승 시절 질베르투 실바와 에두 가스파르가 뛰었던 - 에는 지금까지도 수많은 브라질 팬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 때가 바로 프리미어 리그가 브라질에서 매우 큰 인기를 얻게 된 시기입니다. 여전히 많은 아스날 팬들이 있어요."

"그 후 곧바로 첼시의 시대가 찾아왔고, 당시 프리미어 리그에 입문한 브라질 사람들은 첼시의 팬이 되었습니다. 또한 첼시에는 브라질에서 추앙받는 인물이자, 월드컵을 우승하고 유럽 무대로 떠난 스콜라리 감독이 있었죠. 덕분에 많은 이들이 스콜라리가 지도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그를 좋아했고, 그가 잘 하길 바랐죠."

"스콜라리가 첼시로 간 것은 큰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잉글랜드 무대로 간 최초의 브라질 감독이었기 때문이죠. 브라질 감독들은 좀처럼 유럽 무대로 가지 않았기에 스콜라리가 프리미어 리그의 첼시 정도의 구단에 부임한다는 건 엄청난 일이었습니다. 물론 브라질 사람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팀을 찾고 있긴 합니다.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를 눈여겨보고 있을 거라 생각해요."

또한 브라질의 첼시 팬들은 그다지 비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다. 프랑카는 "2012년 챔피언스 리그 우승 이후 엄청나게 인기가 늘었습니다. 저는 리우 데 자네이루 출신인데, 이 지역에선 첼시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습니다. 2014년 월드컵 당시 브라질 대표팀에 첼시 선수가 4명이나 있었다는 것도 구단의 인기를 늘리는 데 기여했죠. 하지만 인기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ESPN 브라질이 프리미어 리그 경기 편성을 늘린 데 있습니다. 브라질에선 챔피언스 리그만이 프리미어 리그에 비빌 수 있죠. 이로 인해 잉글랜드 축구에 대한 진정한 열정이 생겨났습니다."

비록 지금의 상황을 보는 것이 다소 슬프긴 하지만, 놀라스코 주니어의 생각도 이와 비슷하다. "지난 10년간 브라질에서의 첼시 팬은 계속해서 늘어났습니다. TV에서 더 많은 경기가 방영된 것에 팬의 증가에 기여했죠. 알렉스가 팀에 합류한 이후부터 죽, 브라질 선수들의 존재는 첼시의 팬층을 두텁게 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후 우리 팀엔 하미레스, 루이스, 오스카, 윌리안이 들어왔죠. 이러한 이름들은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았으며 더 많은 첼시 경기를 중계하도록 유도했죠. 그들의 경기를 보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첼시 유니폼을 입은 브라질 선수들을 보는 것은 언제나 대단한 일이었어요. 그들 중 다수가 정말 훌륭하게 브라질을 대표했고, 그들이 팀을 떠났을 때 우리는 그들을 그리워했습니다."

"윌리안은 첼시에게 있어 중요한 선수였고, 그가 떠난다면 브라질 사람들은 굉장히 아쉬워할 것입니다. 첼시가 머지않아 다른 브라질 선수와 계약할 하길 바랍니다."

브라질 커넥션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첼시는 언제든지 이적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 첼시가 주브라키안의 또 다른 고객 중 하나인 필리페 쿠티뉴를 데려오고자 한다는 이적설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 몇 주간 바르셀로나와 임대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오스카, 하미레스, 코스타, 윌리안 그리고 필리페 루이스와 함께했던 2014-15 시즌처럼, 우승 팀에 5명의 브라질 선수가 있던 그 시절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원문 : https://theathletic.com/1734901/2020/04/11/brazil-chelsea-brazilians-oscar-ramires-wallace-luiz-david-piazon-kenedy/